세계 군사력 순위는 어떻게 측정할까?

1. 한국이 세계 6위의 군사 대국이라고?

최근 2020년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대한민국이 6위를 차지하였다고 하는 기사를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대한민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러한 평가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사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북한은 25위로 대한민국과 비교하였을 때 한참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말로 북한보다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대체 이러한 평가는 누가 내리고 있는 것일까요?

2. Global Fire Power, 넌 누구냐?

세계 군사력 순위에 대한 기사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라는 곳에서 자료를 인용하였다는 점입니다. Global Fire Power, 줄여서 GFP, 오늘은 이 GFP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3. 국가 안보와 군사력

군사력이란 무엇일까요? ‘국방과학기술용어사전’을 보면 군사적 혹은 비 군사적 위협으로 부터 벗어나기 위한 일련의 행위들을 ‘국가 안보’라고 합니다. 군사력은, 국가 안보의 큰 축으로서, 국가 안보 중에서도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적인 능력과 역량＇을 의미합니다.

4. 군사력의 구성요소

넓은 의미에서 군사력은 병력과 화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전 수행을 위한 정보력, 군수지원을 위한 경제력, 심지어 외교적인 능력 또한 군사력의 구성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군사력이라 하는 것은 매우 복합적이며 객관적인 지표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지닙니다.

5. 군사력이 항상 전쟁의 승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또한, 군사력의 우위가 실제 전쟁 수행 과정에서의 우위로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전장에서는 지형, 전략, 전술, 정치/외교적인 상황 등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나라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일한 평가지표를 통해 군사력을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6. 그렇다면, 군사력은 어디서 측정하는거지?

이러한 이유로, 현재 권위있는 국가나 기관에서 군사력 순위를 집계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군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들은 대부분 군사기밀로 지정되어 있어 이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서 인트로에서 본 ‘세계 군사력 순위＇는 도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요?

7. 미국의 민간 기구에서 측정 중인 '군사력'

해답은 기사에 적힌 출처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Global Fire Power, 약칭 GFP라는 곳에서 측정합니다. 이곳은 미국의 민간 군사력 평가기관으로 앞서 말씀드렸듯이 군사력 순위를 집계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이곳에서 측정한 순위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 사이트의 평가자료는 공신력 있는 국제 기관에서 평가한 것이 아니며, 해당 기관에서 선정한 50개의 지표들을 산술적으로 비교한 것에 불과합니다.

8. 오류(1) - 질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산술적 측정 방식

바로 이런 식으로 말이죠. 주로 산술적으로 따져 볼 수 있는 부분에서의 평가가 이루어지며, 병력, 인구, 경제력, 자원 등 국력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소들도 감안하여 평가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산술적‘ 이라는 단어입니다. 각 항목에서 더 높은 수치를 갖고 있는 국가가 강한 군사력을 지닌 국가라고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양적 측면에 대한 고려는 존재하나 질적 측면에 대한 고려가 부재한다는 심각한 오류가 있습니다. 가령 위 자료에서 전차 전력을 보았을 때, 북한군이 월등한 숫자의 전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군의 전차 전력이 더 뛰어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해당 자료에서는 전차의 성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군 전차 전력의 절반 이상이 1,2세대의 전차입니다. 이에 반해 국군은 대부분의 전차가 3세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어 질적으로 훨씬 우세합니다.

1,2세대의 전차들이 3세대 이상의 전차들에게 상대가 안된다는 것은 이라크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시 미군 전차와 이라크 전차 간의 교전비는 1:300으로 이라크군의 전차에 의해 파괴된 미군의 전차는 단 2대에 불과했습니다. 현대전에 물량이 소용없음을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9. 오류(2) - 분류 체계의 문제

분류에 대한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의 아부쿠마급 호위구축함의 경우 GFP에서 구축함으로 포함시켰습니다. 호위구축함은 일본만이 유일하게 사용하는 등급으로 제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호위함과 비슷한 등급으로 사용하던 호칭입니다. 영문호칭은 호위구축함이지만 일본어 호칭은 호위함이며 따라서 구축함이 아닙니다. 이처럼 GFP의 군사력 측정에서는 국가별로 상이한 무기분류 체계를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10. 결론 - GFP의 군사력 측정은 정확하지 않다

이렇듯, GFP의 군사력 측정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쉽지만 상당히 부정확합니다. 실제 군사력 측정은 훨씬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며 그렇기때문에 단일한 기준으로 서열화 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현재의 군사력으로 해당 국가의 전쟁수행 능력을 판단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GFP의 순위를 살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국들의 군사력 순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력이 높은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해당 수치를 높이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현재의 상황에서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수준의 국방력을 유지하는데 과도한 군비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뿐입니다.

따라서 세계 군사력 순위는 대략적인 현황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서 재미로 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여기까지입니다. 포스팅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재미있는 통계 분석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그래피아 인스타그램 계정 주소입니다^^

www.instagram.com/grapia_official/

그래피아는 이러한 분들에게 유용합니다!

#예비창업자 #회사원 #마케터 #영업직 #기획자 #사업가 #과제 중인 학생